ㅡ이호진 상명대학교 특임교수ㅡ
정치는 언제나 시대의 기술과 함께 진화해 왔다. 과거에는 조직과 인맥이 선거의 승패를 좌우했고, 이후에는 방송과 신문이 여론 형성의 중심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바로 AI와 디지털 기술이 중심이 되는 선거 시대다. 앞으로의 선거는 더 이상 전통적인 조직력만으로 승부가 결정되지 않는다. 디지털과 AI를 얼마나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의 선거에서 확인되듯이 SNS와 소셜미디어는 여론 형성의 가장 강력한 공간이 되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블로그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콘텐츠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정치적 인식과 감정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도구로 작동한다. 여기에 최근 등장한 생성형 AI 기술은 콘텐츠 생산의 속도와 영향력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선거 캠프에서 홍보 콘텐츠 하나를 만들기 위해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AI를 활용하면 한 사람이 수십 명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카드뉴스, 영상 콘텐츠, 짧은 숏폼 영상, 정책 요약 콘텐츠, 데이터 분석 기반 메시지 전략까지 모두 AI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
결국 디지털 역량을 가진 한 명의 인재가 50명의 역할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라는 의미다. 이는 선거 전략의 구조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선거 캠프가 더 이상 단순한 조직 중심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되며, AI와 디지털 전략을 이해하는 전문 인력을 핵심 축으로 배치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디지털 전략을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니라 선거의 핵심 전략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유권자 관심사 분석, 맞춤형 메시지 설계, 온라인 여론 흐름 파악, 콘텐츠 확산 전략 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러한 전략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략가, 데이터 분석가, 콘텐츠 기획자, AI 활용 전문가 등 전문 인력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선거 캠프는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디지털 전략팀을 별도로 구축하고 체계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시스템, 실시간 온라인 여론 분석 체계, SNS 확산 네트워크 구축, 디지털 자원봉사단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선거 전략을 강화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여론조사와 디지털 여론의 상호작용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형성된 여론은 여론조사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며, 반대로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는 후보에게는 승자 쏠림 현상 이 나타나기 쉽다.
많은 유권자들이 이길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마음이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디지털 공간에서 여론의 흐름을 먼저 만들어내는 후보가 여론조사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흐름을 종합해 보면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앞으로의 선거에서 디지털 전략은 선택이 아니라 승리를 위한 핵심 요소라는 점이다. 단순히 SNS 계정을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디지털 선거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미래의 선거는 조직, 정책, 인물뿐 아니라 디지털 역량이 함께 결합된 종합 경쟁의 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경쟁에서 앞서가는 사람, 즉 디지털 선거전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사람이 결국 선거의 흐름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정치 환경 속에서 이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과연 이 새로운 선거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가.
앞으로의 정치와 선거는 분명하다. 디지털을 이해하는 사람이 미래의 정치 지형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